임장비 2만원, 제도가 아닙니다 — 국토부는 「어떤 명목으로도 초과 금품은 못 받는다」고 했습니다
집을 보러 갈 때마다 2만원을 먼저 결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커뮤니티를 돌았습니다. 결론부터 적으면 그런 제도는 없습니다. 이 글은 머니투데이 「집 맘에 안 들어도 2만원? 임장비 논란에 발칵…중개사협회 “사실 아냐”」와 뉴시스 「공인중개사 ‘임장비’ 논란에…국토부 “임장비 받으면 불법”」 두 건을 맞대 쓴 것입니다(2026년 9월 11일 확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나 국토교통부가 낸 발표문 원문은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래 인용은 전부 기사에 실린 문장이에요.

「2만원」은 협회가 발표한 금액이 아닙니다
퍼진 이야기의 모양은 이랬어요. 매물을 보러 갈 때 임장비 2만원을 먼저 결제하고, 그 집으로 계약을 하면 최종 중개보수에서 그 2만원을 빼준다는 것. 여기서 ‘임장비 2만원설’이라는 말까지 나왔고요.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에요. 머니투데이 보도에 실린 협회 설명은 토지·주거·상업용 부동산 중 어느 분야에 적용할지, 비용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 논의된 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금액이 안 정해졌다는 게 아니라, 적용 범위조차 논의 단계에 없다는 이야기예요.
발단은 그보다 앞선 자리였습니다. 김종호 협회장이 8월 26일 서울 관악구 공인중개사협회 중앙회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매물로 나온 집을 구경하거나 현장을 답사할 때 일정 수수료를 받는 임장비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협회장의 주장이 먼저 있었고, 구체적인 금액과 방식은 그 뒤에 온라인에서 붙은 셈입니다. 숫자가 붙는 순간 이야기가 제도처럼 읽히기 시작했고요.
정부 쪽은 「검토한 적도 없다」에서 「받을 수 없다」로 갔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첫 답은 짧았어요. 머니투데이에 실린 설명은 “‘중개대상물 현장방문 수수료(임장비)’ 도입에 대해 한공협과 협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였습니다. 협회와 정부가 같이 준비하던 안이 새어 나온 게 아니라, 정부 쪽 책상에는 올라간 적이 없다는 뜻이에요.
그다음 답은 더 멀리 갔습니다. 뉴시스 기사 본문으로 국토부는 9월 11일 공인중개사법 제33조를 들었어요. 개업공인중개사가 사례·증여 그 밖의 어떠한 명목으로도 제32조에 따른 보수 또는 실비를 초과해 금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임장비 명목의 보수는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 겹이 더 붙습니다. 기사에는 중개사와 수요자가 현장 방문 비용을 따로 약정하면 그건 중개업무가 아니라 정보 제공·조사 업무로 보아 별도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소개돼 있었는데, 국토부는 그런 사적 약정이 있어도 임장비를 별도로 받을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어겼을 때 무엇이 따라오는지도 같이 적혔어요. 자격정지·등록취소·업무정지 같은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고, 형사처벌도 가능해 공인중개사법 제4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입니다.
참고로 제32조는 중개보수를 받을 수 있는 시점을 거래대금 지급이 완료된 날, 그러니까 거래가 끝난 뒤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집을 보여주는 단계에서 돈이 오가는 구조 자체가 지금 법의 순서와 어긋나 있는 셈이에요.
그래서 지금 집을 보러 가면
중개사무소에서 매물을 보여주는 일에 별도 요금을 매기는 제도는 시행된 적이 없고, 시행 시기가 예고된 것도 없습니다. 지금 현장에서 임장비 명목의 돈을 요구받으셨다면 그건 제도가 아니라 그 사무소의 요구이고, 국토부 설명대로라면 그 요구 자체가 공인중개사법 제33조에 걸립니다. 현장에서 약정서를 쓰자고 하더라도 위 답은 달라지지 않아요.
한 가지는 짚어두고 싶어요. 협회장이 이 말을 꺼낸 배경에는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동행에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중개사 쪽 사정이 있습니다. 매수 의사 없이 여러 매물을 둘러보는 이른바 ‘임장 크루’가 늘어 실수요 고객을 놓친다는 현장 이야기가 기사에 실려 있어요. 그 사정 자체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소비자에게 선불로 물리는 방식이 맞는지는 협회 안에서도 적용 분야조차 정해진 바가 없고, 정부 쪽은 지금 법으로는 안 된다는 답을 내놓은 상태예요.
앞으로 볼 자리는 두 곳입니다. 협회가 총회나 공식 발표로 안을 내놓는지, 그리고 제33조를 건드리는 법 개정 논의가 실제로 열리는지. 지금 구조에서는 유권해석 몇 줄이 아니라 법을 고쳐야 제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둘 중 하나라도 움직이면 그때부터가 진짜 일정이에요.
출처
- 머니투데이 「집 맘에 안 들어도 2만원? 임장비 논란에 발칵…중개사협회 “사실 아냐”」 2026-09-11 · https://www.mt.co.kr/estate/2026/09/11/2026091014532799818 (2026-09-12 본문 확인)
- 뉴시스 「공인중개사 ‘임장비’ 논란에…국토부 “임장비 받으면 불법”」 2026-09-11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911_0003786089 (2026-09-12 본문 확인)
고친 자리
- 2026년 9월 12일 — 처음 낼 때는 뉴시스 기사의 제목만 받아 둔 상태라 「임장비를 받으면 불법」이라는 대목의 앞뒤를 옮기지 못했습니다. 본문을 받아 국토부가 든 조문(제33조·제32조·제49조)과 사적 약정에 대한 판단, 처벌 범위를 위에 채웠어요. 협회장 기자간담회 날짜는 뉴시스가 8월 26일, 머니투데이가 8월 27일로 서로 다르게 적었습니다. 사진 설명에 날짜가 박힌 뉴시스 쪽을 따랐고, 협회가 낸 발표문 원문으로 다시 맞춰 보겠습니다.
다음에 볼 것
한눈에 편집팀이 공공기관·제조사 공식 자료를 열어 대조해 정리했습니다. 숫자와 날짜는 발행 전에 원문과 한 번 더 맞춰봅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12일에 마지막으로 확인했습니다.
틀린 곳을 보셨다면 알려주세요. 확인해서 고치고, 무엇을 고쳤는지 글에 남깁니다. · 우리가 일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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